치열한 현생 살이에 지쳤다면, 독서를 통해 잠깐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은 잠언 시집인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을 읽은 후기를 공유해보려 합니다.
읽게 된 계기
어느 날 생각 없이 유튜브를 보는 중 한 유튜버가 책을 추천하며 꼭 읽어보라고 했습니다. 삶이 막막할 때, 힘들고 지칠 때마다 이 책을 꺼내 읽어본다고요.
처음엔 '아, 그런 책이 있구나~' 하고 넘어가려 했는데, 책 제목을 듣자 머릿속 깊은 곳에서 어렴풋이 떠올랐습니다. 한참 어리고 아직 세상의 쓴 맛을 보지 못했던 시절, 얇은 책이라 손이 갔지만 표지만 보고 도로 책장에 꽂아두었던 그 책.
이 책이 저희 집 책장에 꽂혀있은지 족히 20년은 될 겁니다. 마침내 책장 한 켠에 꽂혀있는 이 책을 발견하곤 상당히 어색하면서도 반가운 재회를 했습니다. 마지막 독서가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저로서는 이 행위 자체가 신선하기도 했지요.
읽는 과정
분량이 많지 않아 꽤 빠르게 읽을 수 있을줄 알았는데 거의 반나절 이상이 걸렸습니다. 휙휙 넘기기에는 아까운 글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읽는 동안 한 페이지 한 페이지 향긋한 차를 음미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음도 조금 차분해졌습니다.
이 책은 70여 개의 시집과 해설집으로 엮여있습니다. 보통 시집이라고 한다면 의미를 잘 파악할 수 없는 짤막한 시를 생각하지만 이 책은 시집이라기보단 좋은 글을 모아놓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실려있는 모든 글들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고, 신비롭고, 여운이 남았습니다. 다 읽고 난 후 엮은이의 해설집을 읽으면 글들이 또 새롭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시집인걸까요?
이 책은 '잠언 시집' 입니다. 잠언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글쓴이가 생각하는 잠언의 의미를 제 나름대로 해석하여 간단히 말씀드리면 '시대를 가로질러 축적되어온 지혜' 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책의 표현이 잘 와닿지 않아서 몇 번을 곱씹었는데, 책을 끝까지 읽고 나서야 무슨 의미인지 대충은 알 것 같았습니다.
평생 외딴 농촌에서 밭을 일구며 자식을 키워내고 그곳에서 살아온 할머니, 요즘 시대와 같이 문명과 문화가 극한으로 발달된 시대에도 이 할머니의 일생은 결코 무시할 수 없으며, 그 속에는 우리를 일깨워주는 잠언(지혜)이 반드시 있다. 글쓴이의 생각은 대략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느낀 점
살며시 곁에 다가와 다독여주는 글, 현자의 조언 같은 글, 내면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글, 피식 웃음이 나오는 글, 눈물이 찔끔 나는 애틋한 글, 한줄기 청량한 바람 같은 글, 따끔한 충고의 글...
제 부족한 어휘력으로는 담겨있는 글들의 느낌을 절반의 절반도 표현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마음 같아선 내용의 일부를 그대로 옮겨놓고 싶지만, 하나도 빠짐없이 보석 같은 글들이기에 직접 읽어보기를 추천드립니다.
이 책 안에서 저는 다양한 연령, 시대, 위치, 성격의 사람들을 만나 평소엔 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들었으며 어느새 그들과 대화하고 있는 나 자신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이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치거나, 날 완전히 바꿔준 책이다 라고 할 순 없겠지만, 이 책을 추천했던 한 유튜버의 말처럼 마치 나무 그늘처럼 휴식처가 되어줄 그런 책입니다. 읽는 이의 마음을 한결 차분하고, 바르고,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