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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 1인 웹 개발 - 다년간 직접해보고 적는 솔직 후기

Rozera 2025. 3. 10.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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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는 4~5년간 직접 재택 1인 웹 개발 사업을 해보며 느낀 점을 솔직히 풀어보았습니다. 웹 개발 분야에 프리랜서 활동을 고민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재택 웹 개발 시작

 

재택 웹 개발, 어떻게 시작했나?

홈페이지 제작 업체에서 웹 개발자로 일하다 개인 사정으로 퇴사한 후, 재취업을 준비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용돈벌이로 온라인이나 재택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면서 온라인 재능마켓에도 웹 개발 서비스를 등록했어요. 생각해 보면 그때 당시에는 재능마켓이 지금처럼 활성화된 시기는 아니었는데, 그래도 이미 뛰어난 인재들이 많았고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저는 딱히 내세울 강점도 없고, 경쟁력도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서비스 등록은 했지만 전혀 기대는 하지 않았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기대하지 않았던 그 재능마켓에서 생각보다 빠르게, 그리고 꽤 큰 금액의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조금 의아했지만 이게 웬 떡이야 하고 덥썩 물었죠. 현업에서 쌓은 경험이 도움이 됐는지, 어렵지 않게 의뢰를 해결할 수 있었고 마무리도 잘 되었습니다. 솔직히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고객이 작업자를 찾던 타이밍과 맞아떨어졌거나, 수많은 작업자 중 운 좋게 제가 선택받은 걸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제가 시도를 하지 않았더라면 그런 기회 자체가 없었겠죠? 그리고 무엇보다 첫 의뢰를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게 중요했어요.


그전까지는 그저 월급쟁이로,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소모품처럼 살아왔다고 느꼈는데, 이 경험은 저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 계기가 됐습니다. 이후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과 크몽 같은 여러 재능마켓 플랫폼에 서비스를 등록하며 본격적으로 프리랜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덧붙이자면, 요즘처럼 재능마켓, 재능판매 플랫폼이 활성화된 시기에는 첫 의뢰를 받는 게 예전보다 수월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물론 수요가 늘어난 만큼 공급도 많아졌지만, 내 서비스 상세 페이지를 조금만 더 신경 써서 만들고, 고객 응대에 조금 더 정성을 들인다면 의외로 빠르게 첫 고객을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저에게도 꾸준히 의뢰가 들어왔던 것을 보면요.

 

코딩보다 어려운 고객 응대

재택 웹 개발의 첫시작은 좋았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은 하면 할수록 고객 응대에 드는 시간 및 정신력 소모가 큰 점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코드만 짤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어요. 간단해 보이는 버튼 하나를 만들어도 색상, 크기, 테두리, 폰트, 위치, 반응형 여부 등 수많은 부분들을 하나하나 체크해야 했고,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고객,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는 고객, 불친절하고 욕설을 하는 고객 등 수많은 유형의 고객분들은 저에게 또 다른 신세계(negative)를 보여주셨습니다.

고객 응대의 어려움

견적 내는 것도 쉽지 않았고요. 경험이 없다 보니 처음에 잡은 견적에 비해 실제 작업량이 훨씬 많아 손해를 보기 일쑤였습니다. 추후에 알게 되었지만 저의 그런 미숙함을 악용한 고객분도 있었죠. 그렇게 부딪히고 깨지고 좌절하길 반복하면서, 웹 개발로 이렇게 사업을 하려면 코딩 실력만큼이나 고객 응대 능력도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1인으로 사업을 한다는 것은

1인 사업, 1인 기업이라는 말을 어떤 의미로 쓰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가 말하는 1인 사업이란 모든 걸 혼자서 감당한다는 의미에요. 마케팅, 고객 상담, 견적 안내, 실제 작업(코딩), AS까지 전부 제 몫입니다. 밤 12시에 "사정이 생겨서 그런데 혹시 내일 오전까지 수정 가능할까요?" 라는 연락이 오면 자다가도 깨서 작업을 해야 했어요. 믿을만한 팀원이 있으면 업무를 나눌 수 있어 훨씬 효율적이고 부담도 덜 할텐데, 몇 번이고 시도해 보았지만 재택 프리랜서로서 그런 동료를 구하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재택 근무의 최고 장점: 시간적 자유

그럼에도 제가 재택 근무를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이 '자유로움' 이었습니다. 회사 다닐 땐 일요일 밤이나 월요일 아침이 되면 한숨부터 나오고, 퇴근 후에 딱히 한 것도 없는데 또 내일 출근을 위해 잠을 자야 하잖아요.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 공감하실 겁니다.

프리랜서 활동을 시작하고부터는 비록 자다깨서 작업을 한다거나 밤을 새우거나 하는 일이 종종 있지만,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었어요. 어디까지나 제 선택이거든요. 정말 하기 싫으면, 못하겠으면 거절할 수 있어요.

프리랜서 활동 후 생긴 시간적 여유

이 자유로움은 재택 웹 개발의 힘든 순간들을 버티게 해 준 빛이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괜찮았던 수입

크몽 플랫폼만 예로 들면, 한 달에 대략 100만 정도의 수익이 나왔습니다.

크몽 실제 수익 1크몽 실제 수익 2

물론 처음부터 그렇진 않았고 서서히 오르다가 이 정도 선에서 유지가 되었는데요. 보시다시피 좀 들쑥날쑥하지만, 전체적인 평균을 내보면 딱 100만 원 내외더라고요. 크몽에서는 광고나 마케팅 없이 '이 정도면 할 만하네' 싶은 작업만 골라 소극적으로 했는데도 이 정도 수익이 유지되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저는 코딩 실력이 뛰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작업할 때 최대한 디테일한 부분을 챙기면서 고객의 만족도를 높였어요. 결과물이 생각보다 더 깔끔하게, 완성도 있게 나오면 재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높거든요. 그렇게 나름의 전략으로 단골 고객분들도 꽤 생겨서 이정도 수익 유지가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건강, 자기 관리의 중요성

저는 이 점 때문에 지금 재택 웹 개발 사업을 그만둔 지 반년이 넘었습니다. 자기 관리가 정말 안 되는 타입이라서요. 시작하면서부터 그만둘 때까지 모든 것을 집에 틀어박혀서만 했어요. 작업실이 먹는 곳이 되고 자는 곳이 되니까 업무와 일상생활의 경계가 무너졌고, 생활 패턴이 엉망이 됐죠.

일상과 업무의 경계 무너짐

안 그래도 업무 스트레스가 높은 편인데, 이렇게 관리도 안 되니까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모두 피폐해지더라고요. 재택을 하실 거라면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수입니다. 그리고 일상과 업무를 (특히 공간을) 분리하는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2일에 한 번 또는 3일에 한 번은 작업용 노트북을 가지고 카페에 가서 작업을 한다던지 하는 식으로요.

 

내향형이라면 힘들 수도

이 부분 또한 저에게 영향이 매우 컸던 부분입니다. 비록 오프라인으로 얼굴을 맞대고 만나는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상으로도 사람을 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게다가 저는 심한 내향형 인간이고, 타인과의 접촉에서 에너지 소모가 심한 타입이라 통화나 메시지로 고객 응대하는 것 자체에 부담이 컸습니다. 거기에 불친절한 업무 통화나 메시지까지 받는 날이면 하루 종일, 그 다음 날까지 기분이 안 좋을 때도 있었어요.

코딩을 아무리 좋아해도 사람을 대하는데 스트레스가 크다면 각오가 필요합니다. 저는 스트레스로 인한 원형 탈모를 달고 살았을 정도에요.

 

후기 마무리

재택 웹 개발 사업은 저에게 자유로움을 주는 동시에 저를 갉아먹기도 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얻은 것도 많지만 분명한 제 한계를 알게 된 것 같아요. 

재택 1인 웹 개발 고민, 도전, 응원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고객 응대에 부담이 적으며 신체적, 멘탈적으로 건강한 분이라면 도전을 추천합니다. 컴퓨터나 노트북 1대만 있으면 당장 시작이 가능할 정도로 진입 장벽도 낮아요. 가능하다면 1인보단 팀을 꾸려서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저처럼 자기 관리가 안 되고, 내향적이고 민감한 타입, 배터리에 비유하자면 배터리 총량이 낮으신 분은 신중히 고민해 보세요. 건강은 건강대로 상하고, 계속 나랑은 안 맞다는 느낌이 들어서 스트레스 쌓이고,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거든요.

아무쪼록 이 글이 재택 웹 개발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이만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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