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혼술을 해볼까 해서 집 앞 CU 편의점에서 술과 안주를 사 왔다.
어떤 날은 무슨 짓을 해도 견디기 힘든 날이 있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라...
평소 술은 거의 마시지 않지만...
오늘은 술에 취해 조금이나마 덜 힘들어보고 싶었다.
CU 편의점
매운 불껍데기 (5,000원)
좋은데이 블루베리 (1,550원)
이슬톡톡 (1,900원)
가격 8,450원
마땅한 술 안주가 없어서 아무거나 집어온 매운 불껍데기.
고깃집에서 먹는 껍데기는 맛있는데, 이건 어떤 맛일까 궁금했다.
검색해보니 CU 편의점에는 직화오돌뼈 그게 맛있어 보이던데 그건 왜 안 파는 거야...
종이 포장지를 벗기면 껍데기가 비닐에 포장되어있다.
시뻘건 양념이 자극적일 것 같은 느낌.
매운 음식은 잘 못 먹지만 술안주니까 뭐.
양은 혼술 하기에 적당해 보였다.
종이 포장지 뒷면에는 이렇게 성분과 영양정보, 조리법 등이 적혀있다.
칼로리는 총 510kcal.
다이어트 중이지만 오늘은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먹었다.
비닐 포장을 살짝 뜯어서 그대로 넣고 전자레인지에 1분 돌리라고 되어있다.
우리 집 전자레인지는 800W니까 1분 20초를 돌렸다.
돌리는 동안 소주잔을 준비해보았다.
찻장에 들어있었는데 엄~청 오래된 거다.
족히 10~20년은 되었을걸?
찝찝하니까 물로 한 번 씻어주었다.
전자레인지로 돌리고 나니 뭔가 물컹물컹한 모습이 되었다.
돌릴 때 파팍 파팍 튀니까 꼭 비닐에 들어있는 상태로 돌리기 바란다.
용기에 담아보니 '나는 술안주입니다' 이런 느낌.
그럼 이제 혼술을 시작해볼까?
과연 CU 편의점표 술안주 매운 불껍데기의 맛은 어떨지.
와~ 소주다 소주.
거의 1년 넘게 안 마셨던 것 같은데, 이게 얼마 만에 마시는 건지.
근데 한 잔 해보니, 좋은데이 블루베리 이거... 맛이 거의 음료수 급인데?
끝에 살짝 쓴 맛이 돌기는 하지만 블루베리 향? 맛? 이 강해서 소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술을 잘 못하는 사람은 좋아할 것 같은 맛이었다.
소주 한 잔 했으니 안주도 한 점 먹어보자.
음... 매운 불껍데기 먹어보니 이건 뭔가 심심한 맛이었다.
매운 거 잘 못 먹는 나도 별로 맵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고, 식감은 물렁물렁한 느낌?
맛이 없는 것도 있는 것도 아닌 그런 음식이었다.
그래도 양념이 되어있으니까 그나마 안주로 먹는 정도.
전자레인지에 돌리지 말고 구워서 먹으면 괜찮았을 것 같기도 하다.
안주는 모르겠고~ 오늘은 술이 목적이니까 계속 마셔보자.
한 잔 하고 바로 또 한 잔.
맛있는 건 아니지만 안주를 부지런히 먹어줘야 술도 부지런히 마신다.
잔이 비었으니 어서 잔을 채워라.
아, 먹고 마시기만 하면 심심하니까 이제 자리를 컴퓨터 앞으로 옮기자.
또 한 잔~
소주가 소주 같지 않은 맛이라 음료수처럼 들이켜는 중.
근데 너무 오랜만에 마셔서 그런지 고작 3~4잔째부터 취기가 돌았다.
5분도 채 안되어서 반 병을 마셔버림...
너무 빨리 마시는 감이 있어서 소주는 잠깐 쉬고, 불껍데기 안주를 계속 집어먹었다.
식으니까 더 물렁해져서 식감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이쯤에는 맛도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더라.
이런 거 보면 편의점 술안주들은 썩 별로 인 것 같단 말이지.
마인드 헌터라는 미드를 감상하면서 소주 마시기.
이게 혼술이지.
얼마 못 가서 소주도 껍데기도 맛이 없어졌다.
역시 나는 소주랑 안 맞나 봐...
이때 살짝 알딸딸한 상태였는데, 더 취해볼까 하다가 참았다.
잘못 조절하면 토하고 다음날 숙취에 쩔고 고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데이 블루베리와 매운 불껍데기는 치워버리고 과자를 가져왔다.
무려 랍스터 맛 과자이다.
그리고 과자와 함께 마실 이슬톡톡 등장.
냉장고에 넣어놨더니 시원해서 좋았다.
이건 진짜 그냥 달달한 음료수다.
마시다 보니까 취기가 오히려 사라지는 마법이 일어났다.
근데 이슬톡톡도 절반 정도 남기고 맛이 없어져서 과자만 다 먹었다.
오늘은 CU 편의점에서 사 온 술안주로 간단하게 한 잔 해보았다.
일단 매운 불껍데기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맛도 별로, 가성비도 별로였던 것 같다.
좋은데이 블루베리는 나같이 술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면 가볍게 마실 수 있어서 추천할만하다.
하지만 소주 본연의 맛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글쎄...
혼술은 역시 무난하게 치맥이 답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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